대한민국은 2025년 고령 인구 비중이 20%를 넘어서는 초고령 사회에 진입했으며, 2050년에는 그 비중이 40%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급격한 인구 구조 변화 속에서 고령층은 재난의 가장 취약한 고리가 되고 있다. 실제 통계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재난 사망자의 61%가 60세 이상 고령자였으며, 2025년 대형 산불 사망자의 83%가 고령층에 집중되었다.

현장의 한계: '공간'의 부재와 '대응'에 치중된 교육
광주광역시 노인복지관 5곳을 대상으로 한 실태 조사 결과는 노인 재난 안전 교육 현장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낸다. 재난 안전 교육은 주로 식당, 로비, 외부 공용공간 등 기존 공간에서 임시로 진행되며, 체계적인 실습을 위한 특화 시설이 부족한 실정이다. 교육 내용은 주로 화재, 지진 대처 등 '대비'와 '대응' 단계에 치중되어 있다. 반면, 재난을 사전에 방지하는 '예방'이나 사고 후 심리적 회복을 돕는 '복구' 단계의 교육은 매우 미흡하다. 인력과 예산의 부족으로 인해 상시적인 교육보다는 연 1~2회 정도의 단발성 교육에 그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보호'에서 '회복력(Resilience)'으로의 전환
이제 고령자를 단순히 신체 기능이 저하된 '보호 대상'으로만 보던 시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노인의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역량 강화 교육을 통해, 고령자 스스로가 위험을 인지하고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재난 대응의 주체'로 전환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다음과 같은 구조적 변화가 필요하다. 첫째, 노인복지관 내에 가변형 공간을 확보하여 평상시에는 교육장으로, 재난 시에는 대피 및 임시 생활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공간 특화 계획이 수립되어야 한다. 둘째, 기후 변화에 따른 폭염, 극한 호우 등 다양한 재난 유형을 반영하고 심리적 복구 교육을 포함하도록 콘텐츠를 다양화해야 한다. 셋째, 주거와 보건, 복지가 유기적으로 연결된 지역사회 통합 돌봄(커뮤니티 케어) 체계 안에서 재난 안전 서비스가 통합적으로 제공되어야 한다.
재난 안전의 제도화는 사회적 책임
재난 역량은 교육과 체험을 통해 단계적으로 형성된다. 특히 고령층의 정보 격차는 재난 시 생존과 직결되는 치명적인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 따라서 노인복지관이 단순한 여가 시설을 넘어 지역사회 재난 안전의 핵심 거점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과 시설 확충이 시급하다.
반복되는 고령층의 재난 피해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안전 관리 시스템의 구조적 문제다. 고령자가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실질적인 체계를 갖추는 것이야말로 초고령 사회의 진정한 안전을 담보하는 길이다.
[한국재난안전저널 박진철 기자 / jcpark@kodsi.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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